나는 시점을 설정하는 데 문제가 있다. 그러니까 내 위치를 나 외의 공간에 두고 포지셔닝시키는 게 잘 안 된다. 약간 내가 너무 모범생이라서 생기는 문제인 거 같은데.... 일단 내 스스로 시점 조절이 안 되다 보니, 다른 사람들의 포지셔닝도 잘 파악이 안 된다.
어렸을 때부터 묘하게 사람 사이의 일을 파악하는 데 실패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, 이게 여기서 비롯된 문제인 것 같다.
좀더 예를 들어보자면, 얼마전에 장류진 작가님의 "달까지 가자"(?) 뭐 이런 책을 읽었는데, 나의 개인적인 호오와 별개로 이더리움을 사는 직장인들이 한국 사회에 어디쯤에 위치한 사람들인지 잘 파악이 안 됐다. 때문에 이 책의 성공에서 독자들의 욕망을 읽어내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. (+ 내가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. )
물론 걍 이 책 재밌다, 재미없다 이렇게 대충 말하는 건 가능하겠지만, 그 이상은 어렵다는 얘기다.
특히 가장 큰 문제는 세상을 오로지 나를 중심으로 끌어와서 이해하려는 태도다. 다른 사람은 물론이고, 심지어 나에 대한 생각을 할 때도 나를 세상 안에 위치시켜서 다시 '나'에 대해 생각하는 관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, 이게 잘 안 된다.
이게 잘되면 뭐가 딱히 더 좋다, 이런 건 모르겠지만, 일상에서 사소하게 맥락이 잘 안 읽히는 불편함이 있어서 좀 답답하다. 이런 건 어떻게 해결하는 거냐?
책을 많이 읽으라는 똥 같은 소리는 거절한다. 왜냐면 난 이미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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