내 이야기

주말에 남자 번호 땄는데 이 남자 게이 같다

bbakku 2021. 12. 6. 22:06

 

 

 

주말에 오랜만에 술자리가 있었다. 

여자들만 온다고 들었는데 웬 모르는 남자놈도 한 놈 왔더라고. 

 

눈 땡글땡글하고 옷도 단정하게 입은 게 사슴형 남자분이었다. 

역시 그런 놈 주변엔 밀착마크 중인 여자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 

저런 놈이 있구나 정도만 확인한 채 다가갈 순 없었다. 

 

대~~ 충 곁눈질로 보니까 고자거나 게이이거나 둘 중 하나일 거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지만 

여러모로 나랑 취향이 비슷해 보이는 데다가 고자일 가능성에 좀더 무게를 둔 채 

번호를 달라해서 받았다. 

 

주말 내내 연락을 할까 말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 

오늘 카톡을 보내봤는데, 한두 통 해보니 뭔가 더 감이 온다. 

아무래도 게이인 거 같다. 

 

뭐랄까 문자의 길이도 너무 길고, 그 정돈된 느낌...... 

지나치게 다듬은 문장과 단어 선정..... 약간 가식적인 이모티콘까지.... 

이것은 이성애자의 바운더리에서는 불가능한 영역이라는 생각. 

나한테 관심 없어서 나오는 매너하고는 좀 다른.. 어떤 미묘함이 느껴졌다. 

 

아, 술자리에서 확실히 캐치했어야 했는데 

어쩐지 아무래도 개운치 않은 느낌이 있었다. 

ㅋㅋㅋㅋ 무튼 잔잔히 재밌었고 ㅋㅋㅋ 

그날 이 사슴 같은 게이분에게 음식까지 덜어주며 눈빛 쏘시던 여자분은 

눈치채셨을라나 모르겠네. ㅋㅋㅋㅋㅋ