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진짜 오랜만에 전남친의 소식을 들었다. 미국에서 MBA를 시작했다고 한다. 얼마 전에 필리로 이사 갔다는 얘기를 들었고, 그 친구의 커리어패스를 봤을 때 MBA를 할 때가 됐다는 걸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놀랄 일은 아니었다.
그리고 그 소식을 들은 그 시각..... 학부를 다시 시작한 나는 교양수업 과제를 위해 문화재 현장 답사를 다니고 있었다..... 그 친구는 졸업하면 엄청난 연봉을 보장받고 필드로 돌아가겠지만 난 졸업해도 ㅋㅋㅋ 연봉 3000 보장 힘들 거라는 눈앞의 현실이 정말 너무 잔인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쉬지 않고 문화재 사진을 찍었고.....
내가 이 나이에 ㅋㅋㅋㅋㅋ 문화재 답사를 다니고 있는 이 상황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학부부터 다시 시작하는 이 상황이.... ㅋㅋㅋㅋㅋㅋ 약간 이래도 되는 거냐??? 싶어서 자괴감이 고개를 살짝 쳐들었다.
예전 같으면 부러움과 자기혐오로 앓아 누웠을지도 모르지만 진짜 다행스럽게도 나도 그사이 나이가 든 모양이다. 그냥, 그런 인생도 있고 이런 인생도 있다는 걸 아주 조금 받아들이게 된 거 같다. 내 비록 ㅋㅋㅋㅋㅋ 30년 넘게 산 서울에서 중딩 방학숙제 같은 과제를 하고 있을지라도 그냥 이게 내 인생이다. 뭐 어쩔 수 없잖아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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