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는 한번 시작한 걸 잘 그만두지 않는다. 뭐, 잠깐 쉴 수는 있지만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.
학교 다닐 땐 개빡센 동아리를 했는데 다 그만뒀지만, 난 계속했다.
물론 재미도 있었지만, 그 동아리 아니고 딴 걸 했으면 내 살림살이가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?
지금 회사도 대체 몇 년을 다니는 건지.... 친구들이 나한테 너무 고인물 아니냐고, 환경 좀 바꾸라고 조언 많이 해주기도 하는데, 딱히 어떻게 자리를 옮길지도 모르겠다. 감도 잘 오지 않는다. 오랫동안 한 가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세상이 큰 보상을 주곤 한다는데, 나는 한 가지를 파고든 게 아니라 미련스럽게 시간만 흘려보낸 걸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든다.
지금 내 삶도 내가 결정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1-2년 마다 한번씩 보는 친구들을 만나면, 아직도 그 회사, 아직도 그 일을 하고 있는 내가 약간 민망해질 때도 있다. 내가 삼성이라도 다녔으면 이런 민망함이 덜 했으려나 싶다가도, 어차피 대기업은 합격도 못 했으니 이런 생각은 망상이라는 것도 안다.
좀더 주체적으로 살자, 목표를 세우고 몰두해보자! 하지만, 그렇다고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것은 아니고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는 것 같아서 초조한 마음이 든다. 다들 이런 시간을 견디는 걸까. 모르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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